오픈웹 소송 항소심 구두변론

2009.03.04 글쓴이 youknowit

오늘 오후 4:00부터 약 30여분 가량 오픈웹 소송의 항소심 구두변론이 있었습니다. 두개의 소송[오픈웹을 대신하여 제가 제기한 소송('end-user'의 소송)과 표준적, 범용적 기술로 결제처리를 할 수 있는 페이게이트사가 제기한 소송('service provider'의 소송)]을 하나의 재판부가 모두 심리하고, 판결하게 됩니다.

오늘 변론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End-user가 제기한 소송 (원고 김기창):

1심 법원은,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을 때 MS IE 를 사용하였으므로, “MS IE에서만 공인인증서비스를 받겠다”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해석하였는데, 만일, 이런 해석이 적법하다면 공인인증기관이 일방적으로 “이(李)”씨 성을 가진 사람에게만 공인인증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정할 경우, End-user들은 어쩔 수 없이 성을 “이”씨로 바꾸지 않으면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없게 되는데, 이럴 경우, “李씨 성으로만 공인인증서비스를 받겠다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법원이 해석할 것인가? 이런 해석이 과연 법률논리로서 정당한가? (“마(馬)”씨라고 할 걸 그랬나?)

Service provider가 제기한 소송 (원고 페이게이트):

이 사건과 관련하여 감독관청(당시 정보통신부 장관)이 지금까지 표명한 ‘유일한’ 공식 입장은 “은행(이용자)이 공인인증기관의 S/W를 이용할지, 전문보안업체의 S/W를 이용할지는 은행(이용자)의 영업상의 자율선택 사항입니다”라는 것인데, 여기서 말하는 은행은 전자서명법이 말하는 “이용자” 즉, 거래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은행을 말하는 것이지, 공인인증기관의 등록대행기관으로서의 은행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공문 그 자체에 이미 이점은 분명하다. (전자서명법은 end-user를 ‘가입자’라고 표현합니다.)

원고 페이게이트도 전자서명법이 말하는 “이용자”이다(이점은 피고도 인정). 따라서 선택권을 가지는 자는 원고이지 피고가 아니다. 공인인증기관은 선택의 여지 없이 공인인증에 필요한 S/W를 제공해야 하며, 이용자가 이것을 쓸지 말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원고는 이미 공인S/W를 이용하기로 선택하였고, 피고에게 이것을 달라고 요청도 했다. 그러나 피고는 거부하고 있다.

공문을 아무리 봐도, 공인인증기관이 자율선택권을 누린다는 말은 없다. 피고는 자기가 “이용자”라고 착각하고 있다. (또는 자기가 은행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두 사건 공통:

두 사건 원심 판결들은 모두 국내의 파이어폭스 사용자가 1%미만이라는 전제에서 내려진 것인데, 국내 포탈 사이트나 웹블로그 등에 접속하는 네티즌의 경우 파이어폭스 사용자의 비율은 그보다 훨씬 높다는 점은 피고도 자인한다. 포탈사이트나 웹블로그에 접속하는 네티즌들은 특정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도록 강제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의 웹브라우저 분포 비율은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렇게 파이어폭스를 스스로 선택한 많은 네티즌들이 금융거래에서는 MS IE를 사용하도록 강제된다. 그 이유는 공인인증서비스가 MS IE 에서만 제공되기 때문이다.

마무리:

실은, 은행들도 이미 다양한 웹브라우저를 지원하기를 원하고 있다. 오직 피고 금결원 만이 유일한 걸림돌이다. (스크린 샷을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kbstar-browser-diversity

피고의 반론:

피고는 여러 주장을 폈는데, 그 중 제일 ‘돋보이는’ 주장은:

피고(금결원)이 공인인증서를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에게도 발급하여 쇼핑고객들의 웹브라우저가 다양화되면, 데이콤, 이니시스 같은 대형 결제대행사들은 가만히 앉아서 페이게이트사에게 결제 대행 시장을 내주겠는가? 이들 대형회사들도 당장에 범용적, 표준적 결제서비스를 개발하여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다.

페이게이트가 원하는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자유롭게 기술로 경쟁하자! 억지 부리지 말고.

판결 선고는 3월 25일(수) 13:50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 동안 격려해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제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나머지는 법원이 현명하게 판단해 주실 것입니다.

  • easthero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같이 기원합니다!

  • http://chatii.tistory.com chatii

    정말 존경스럽고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

  • http://blog.joostory.net Joo

    제발 잘 되길 바랍니다. 고생하셨습니다. 화이팅! :)

  • gomibak

    오랜 시간동안 애 많이 쓰셨습니다. 현명한 판단이 내려져 오픈웹의 목표가 이루어질 것으로 믿습니다.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http://openweb.or.kr youknowit

    2009.2.27에 법원에 제출한 보충준비서면은 여기에 있습니다. 혹시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까봐 공개합니다. 이 서면은 두 사건 모두에 제출되었습니다.

  • beila

    저(와 다른 모든 사람들)를 대신해 이런 고생을 마다지 않으시다니… 너무 감사드립니다.
    반드시 이기면 좋겠습니다.

  • http://five.textcube.com/ 오윤식

    여러 사람들을 위해 앞장서서 이런 힘든 일 진행해 주시는 것, 정말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AppleADay

    수고 많으셨습니다. 피고의 반론이 정말 웃기군요. 반론이 아니라 오히려 원고 측 증인같습니다.

    저는 더이상 IE를 은행업무/온라인쇼핑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Firefox를 main으로 사용하고 가끔씩 Chrome, Safari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MS가 싫어서라기 보다는 실제로 Firefox가 가장 만족스러우니까요.

  • panickros

    고생 많으셨습니다.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봅니다.

  • http://snowall.tistory.com snowall

    3월 25일이 기다려지는군요. 좋은 결과를 기대합니다.

  • http://suritam9.pe.kr 박영식

    국민은행에 ff로 들어가 봤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자세히’버튼이 ff에서는 08번(크로스브라우징)에 있는데, ie에서는 07번(퇴직연금)에 있더군요. 국민은행에서는 ff를 이용해 로그인을 할 수 없는데,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안 쓰는 기능들 뿐이라고 생각되는군요. 헐….

  • http://resistan.com 조현진

    고생많으셨습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해 봅니다.

  • http://rootbox.co.kr/ rootbox

    김기창 교수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좋은 결과를 기다려 보겠습니다. :)

  • http://sirocco.pe.kr sirocco

    애 많이 쓰셨습니다. :-D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 봐야겠네요.

  • 김대희

    정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꼭 승소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삐돌이

    우리나라의 웹을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주신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Yoseob

    요사이 관심이 생겨서 항상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실은 한달전부터 우분투를 사용하고 있어서요 ^^; 정말 좋은 결과 바라겠습니다. 국내의 웹페이지는 보기는 좋은데 갑갑한 느낌이 많이 드는데 이번기회가 계기가 되어 더 발전하길 기원해봅니다.

  • http://draco.pe.kr Draco

    좋은 결과를 기대하겠습니다.
    힘내시길.

  • http://i-kiin.net/ 其仁

    저 역시 좋은 결과를 기대합니다. 대표적으로 고생하시고 있는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 역시 드립니다.

  • Zen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합니다.
    복받으세요!!

  • 오픈웹지지

    내일이 항소 판결 선고날이군요.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 손님

    찬물 끼얹는 말이겠지만, 저는 결과에 대해 기대하지 않습니다.
    좋은 결정이 나온다고 해도, 사용자 컴퓨터에 무언가를 설치하는 식으로 개선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좋지 않은 결정이 나온다면 전에 사용하던 방식대로 사용하면 됩니다.
    어떠한 결과가 나오던 저는 상관이 없습니다.

    둘의 경우 가상머신에서 인터넷 뱅킹을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구제불능입니다. 민관 결탁, 부정, 부패, 비리가 위에서 아래까지, 전국 방방곡곡 도처에 퍼져서… 자정능력을 넘어선지가 오래되었습니다.

  • http://snowall.tistory.com snowall

    저도 그런 생각에 동의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면 더이상의 미래는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