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및 전산환경에 대한 민원

2006.09.04 글쓴이 youknowit

민원 신청서

  • 수신: 정보통신부 장관
  • 발신: 서울 성북구 안암동 5가 134-**, * * *
  • 날짜: 2006년 5월 8일

아래와 같이 민원을 접수하오니 선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귀 부서 홈페이지는 ‘제안마당’과 ‘전자민원창구’를 마련해 두고 있긴 하나, 저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윈도(Windows)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해당 웹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홈페이지 관리자님을 통하여 민원을 접수하오니, 이 점 양해바랍니다.

민원 요청 사항

  1. 귀 부서 웹사이트 중 일부는 MS제품 사용자만 접속할 수 있게 되어있는바, 이는 위법하므로, 운영체제(OS)나 브라우저에 상관없이 누구나 접속할 수 있도록 개편하여 주십시오.
  2. 정부 및 공공 단체 웹사이트가 MS제품 사용자들만 접속할 수 있게 제작, 운영되는 사례를 귀 부서가 묵인, 방치하는 것은 위법하오니, 행정 명령, 행정 지도, 공공 웹사이트 발주 표준계약서 제공, 공공 웹사이트 기술기준 메뉴얼 제작 등 귀 부서가 가지는 적절한 권한과 수단을 사용하여 이를 시정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실행하여 주십시오.
  3. 인터넷뱅킹, 인터넷쇼핑 등 사적(私的) 주체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대부분이 MS최적화 되어 있는 상황은 브라우저 시장의 독점을 심화하고, 경쟁 제품의 무역을 저해하는 기술적 장벽으로 작용하므로, 경쟁촉진과 무역장벽 제거에 필요한 조치를 채택하고 실행하여 주십시오.

민원 요청 이유

가. 문제 제기

  1. 외국에 비해 한국 웹사이트들은 ‘MS최적화’ 비율이 특히 높습니다. 이는 리눅스, 매킨토시 등 경쟁 OS와 파이어폭스, 사파리 등 경쟁브라우저의 국내 배포에 결정적인 장애물로 작용하며, MS 제품의 시장 독점을 항구화하고 있습니다.
  2. MS기준에 맞춘 웹사이트가 당장은 편리, 유리하게 보이고, 업계의 기술현황 및 경제논리상 불가피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MS가 브라우저 사양을 바꿀 때마다 그에 따라 웹페이지가 계속 수정되어야 하므로 개인적으로는 물론, 국가적으로 큰 손실입니다. 웹페이지가 MS사에 예속된 결과입니다.
  3. 반면에, 우리 웹사이트 대부분이 국제표준에 따라 제작되어 있다면, MS의 사업결정에 따라서 온 나라의 웹페이지에 장애가 생기는 위험한 사태는 없을 것입니다. 매킨토시와 리눅스사용자가 인터넷 이용에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되므로, OS 시장의 다양화 및 경쟁촉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입니다.
  4. 인터넷쇼핑, 인터넷뱅킹, 인터넷 보안 응용프로그램 등이 MS전용으로 되어 있는 현 상황이 문제의 핵심이기는 하나, 이들 제작자는 사적(私的) 주체이므로, 자기 웹사이트나 자기 제품을 MS최적화 하더라도 이를 위법하다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5. 그러나, 정부 등 공공 기관이 그 웹사이트를 MS전용으로 제작, 운영하거나 공인인증서를 MS기반에서만 작동하게 해두는 것은 위법합니다. 공공정보와 서비스가 오직 MS제품을 사용하는 자에게만 제공되고, 리눅스나 매킨토시 사용자는 MS제품을 사용 안한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하고, 알 권리 및 정보접근권을 박탈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 MS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온라인 민원을 제출할 수 없게 기술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위법 부당한 행정처분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나. 시정 조치를 요구하는 기술적 근거

  1. 첫째, MS전용 웹사이트 (예를 들어, ActiveX를 사용한 귀 부서의 전자민원창구 웹사이트 http://www.mic.go.kr/civil/affair/affair010/Affair010AF001.jsp)가 수행하는 기능은 국제표준을 준수하는 방법으로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기술적 대안의 존재)
  2. 둘째, 웹사이트가 국제표준에 맞게 개편되더라도 MS제품 사용자가 불편을 겪을 이유는 없습니다. 국제표준을 준수한 웹사이트는 브라우저나 OS에 구애 받지 않고 접속이 가능하므로,특정 제품 사용자나 판매자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습니다.(소비자 간 차별 제거 및 공급자 간 경쟁 촉진)
  3. 셋째, MS사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 브라우저가 다른 브라우저에 비교하여 기술적으로 탁월하거나 진보된 것은 아닙니다. 국제표준을 준수하는 것이 인터넷 엔지니어링 기술의 진보 및 연구 개발을 가로막거나, 후진적 기술을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신기술 개발에 대한 고려)

다. 시정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법적 이유

  1. 공공 기관이 MS전용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은 일부 국민을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하는 위헌적 처사입니다. MS전용 웹사이트를 운영해야 할 뚜렷한 정책적 이유가 있다거나 기술적으로 다른 대안이 없다면, 그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생기는 차별은 정당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특정 브라우저나 OS에 의존하지 않게 웹페이지를 작성해도 MS전용 웹페이지와 대등한 수준의 안정성, 안전성, 기능성과 미려함을 확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 절감 등의 이유만으로 일부 국민에게 공공정보와 공공서비스를 차단하는 웹페이지를 운영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알 권리, 정보접근권 등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2. 정부가 MS전용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공인인증서를 MS전용으로 해두는 것은 공정거래법을 통하여 국가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정부 스스로가 저해하는 부당한 처사 입니다. MS전용 웹사이트의 광범한 유포는 브라우저 및 OS시장의 독점을 조장하고 경쟁사 제품의 시장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입니다. 공정거래법 제3조 제1항을 보면, 이러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시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공정거래위원회만의 의무를 정해 둔 것이라기 보다는 정부의 의무를 공정거래위원회가 주된 책임을 지고 수행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정부의 이러한 의무에 역행하는 귀 부서의 처사가 용납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3. MS전용 웹사이트를 정부가 운영하고, 공인인증서를 MS전용으로 하는 조치는 우리 나라가 GATT/WTO 가입국으로서 부담하는 조약상 의무를 위반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MS전용 웹사이트의 확산은 미국 제품인 IE 브라우저에만 유리하고, 노르웨이 산 오페라(Opera) 브라우저의 국내 판매를 저지하는 심각한 무역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앞장서서 MS전용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MS전용 공인인증서를 강제하는 것은 GATT 제1조가 규정하는 최혜국 대우 부여 의무에 반하고, 무역에 대한 기술장벽에 관한 협정(TBT Agreement)을 통하여 우리 정부가 달성하려는 정책목표에 비추어 보더라도 바람직 하지 못한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 헌법과 최근의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 조약 규정들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지므로,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어느모로 보나 용납될 수 없을 것입니다.
  4. 이처럼 위법하고 부당한 공공 웹사이트의 MS전용화를 귀 부서가 묵인, 방치하는 것은 심각한 직무 유기라는 의혹을 살 수도 있고, 위법한 행정 부작위로 평가될 여지도 있습니다.
  5. 공공 기관은 물론, 사적(私的) 주체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대다수가 MS전용으로 제작되어 있는 우리의 시장환경은 MS제품의 독점을 조장하고, 영속화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수립, 시행하여야 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시책” 중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직접 추진하기에는 전문성이나 행정권한이 뒷받침되지 않는 것들도 있을 것입니다. 웹페이지 제작에 관한 기술표준을 제정하고, 이를 통하여 브라우저 및 OS 시장 환경을 개선하여 경쟁 촉진을 도모하고, 무역에 대한 기술 장벽을 감소시키는 것이 한 예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시책을 수립, 시행할 의무는 귀 부서에 있습니다.

라. 맺는 말

  1. 비록 웹사이트 제작 기술인력은 MS기준에 의존하는 현 상황이 문제를 안고있다는 점을 인식할지라도, 그들의 노력만으로 사태가 전환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웹사이트 발주자가 국제표준 준수를 발주 조건으로 명시한다면, 사태는 급전될 것입니다. 업계의 기술 경향자체가 바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컨데 발주자, 제작 의뢰자의 인식 전환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습니다. 우리 전산 환경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귀 부서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2. 이상 제기한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하시고,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답변을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 합니다.

  • 크림슨

    저도 교수님의 의견에 100% 공감합니다.
    인터넷을 이용하다보면 마치 우리나라 인터넷 전체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식민지화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나라의 한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고 미국의 간접적인 지배를
    받는 우리나라의 현실이자 한계가 아닌가 하고요.
    그래도,
    교수님의 법적 요구가 관철되길 바랍니다.
    혹시라도 2차 원고인단이 모집된다면
    저도 참여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에도 깨어있는 지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