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myoung 님께서 3.11일에 적은 댓글에 언급하신 바 있습니다만, 2009.11.17. 미국 미시간 주 법원에 제기된 Experi-Metal Inc. v. Comerica, Inc. 사건을 소개합니다.
Experi-Metal, Inc. (EMI)는 Comerica Bank 의 기업 고객입니다. 코메리가 은행은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 토큰)로 접속 고객을 인증합니다. 2009.1.22. EMI의 경리 직원은 코메리카 은행이 발송한 것처럼 보이는 이메일을 받고 그 이메일에 안내된 대로, 이메일에 제시된 링크를 클릭하여 연결된 사이트(코메리카 은행 처럼 보이는 피싱 사이트)에서 회사의 계정 정보와 OTP토큰에 표시된 비밀번호를 입력하였습니다.
공격자는 그 즉시 이 직원이 입력한 OTP암호로 코메리카 은행에 접속하여 그날 오전 7:30부터 로그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오후 2:02까지 총 85회에 걸쳐 러시아, 에스토니아, 스코트랜드, 핀랜드, 중국 및 미국 내의 여러 은행들에 있는 공격자의 계좌로 이체하는 거래를 실행하였고, 그 결과 EMI 의 계좌에서 합계 $560,000 가 빠져나갔습니다.
코메리카 은행은, EMI와 같은 회사에서 경리를 취급하고, 회사 계좌의 접근 수단을 관리하는 인원이라면, 피싱 메일에 링크된 사이트가 코메리카 은행사이트가 아니라는 점을 쉽게 알수 있었음에도, OTP 암호를 입력해 준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며 배상을 거부했고, EMI는 은행이 그 동안 주기적으로 고객에게 은행 로그인 링크가 포함된 안내 이메일을 발송해 왔으므로, 고객이 이메일에 링크된 사이트를 별 생각 없이 믿도록 “유도”해 왔으니, 은행의 잘못이라고 주장하여 팽팽히 맞서다, 소송으로까지 간 사건입니다.
법리적으로 여러 복잡한 내용이 있으나, 두가지 점만 지적합니다.
첫째, 이 사건은 OTP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코메리카 은행의 보안설계가 허술해서 생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7시간 가까이 공격자가 로그인 상태를 유지하며 85회의 이체 거래를 반복 수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코메리카 은행이 최초 로그인때에만 OTP 암호 입력을 요구하고, 매 이체거래에는 더 이상의 인증(OTP 암호 입력)을 요구하지 않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송이 제기된 이유도 코메리카 은행의 보안 설계가 통상의 합리적 수준에 못미쳤다는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지, OTP가 허술하기 때문은 아닙니다.
둘째, 그동안 금감원은 미국에는 타행이체에 사흘씩 걸린다는 주장을 끊임 없이 해 왔으나, 이런 주장은 EMI v. Comerica 에서 보듯이 사실이 아닙니다. 이 사건의 사고거래는 아침 7:30경에 시작되었고, EMI사는 오전 10시30분 경에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코메리카 은행에 거래 중단을 요청하였다고 주장하고, 코메리카 은행은 정오경에 자신들이 이상징후를 파악하였다고 주장하지만, 어쨋건 이체 거래는 2시까지 계속되었고, 실시간 타행 이체된 부분을 되돌릴 수 없어서 분쟁이 발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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